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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의 기록

달리기는 보약이다

달리니까 좋다. 기분이 한결 나아진다. 몸이 가벼워지고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주변 풍경을 둘러볼 여유, 그때 왜 그랬을까 후회가 되는 일을 훌훌 털어버리는 여유.

달리면 좋을 걸 알지만 나가기 전에는 항상 고민이다. 추울 것 같은데, 오늘은 컨디션이 별로야. 나가야 할 이유 빼고 온갖 생각이 다 든다. 하지만 알고 있다. 막상 달리고 나면 달리기 전과 후의 나는 완전히 달라져 있을 거란 것을. 달리고 난 이후의 내 모습을 너무도 대견하고 뿌듯해 할 거라는 사실을 말이다. 단지 몸을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이렇게 나아지다니. 단순한 몸이다.

지난 주말에는 달리기를 쉬었다. 정신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쉬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내 생각이 틀린 걸까? 주말 내내 쉬는데도 컨디션이 안 좋았다. 월요일까지도 여파가 있었다. 오늘이 되어서야 겨우 회복되었다. 아까 저녁에 달리고 나니 완전히 개운해졌다. 달리는 동안 생각했다. 내 몸은 가만히 누워서 뭘 먹인다고 될 몸이 아니구나. 오히려 이리저리 굴리고 움직여야 말이 통하는구나.

나에겐 달리기가 보약이다. 물론 심신이 약해졌을 때 먹는 음식도 있다. 이를테면 뜨끈한 만둣국, 따뜻한 옥수수 스프, 갓 삶은 베이글이나 소금빵... 배고프다.

갈수록 달리기에 관한 여러 생각이 든다. 여기에 일가견이 있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라는 책도 침대 머리맡에 항상 놓여 있다. 하지만 어쩐지 손이 가지 않는다. 책 제목에서 느꼈던 강한 끌림이 책 속에서 아직 느껴지지 않는다. 오늘은 자기 전에 오랜만에 읽어봐야겠다. 무슨 말을 그리도 하고 싶으신지 한 번 읽어봐 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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