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2023
매해 마지막 날에는 포스팅을 하나 정도는 남기고 싶다. 어떤 의식처럼 말이다.
올해는 나에게 어떤 해였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말을 고르는 데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어떤 특징이 명확한 해는 아니었다. 솔직히 조금 아쉬운 점도 많았다. 내가 바라는 내가 되기 위해 온전히 노력하지는 못한 것 같다. 어떨 때는 무기력하고 말았다. 어떨 때는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어물쩡 넘어가기도 했다. 그렇다고 노력하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이렇게도 해봤다가, 저렇게도 해봤다가. 비록 몇 개월에 한 번이었지만 리뷰 블로그를 쓰고, 중간 중간 재무 점검을 하고, 글도 썼다가 홈트도 했다가. 몇 발자국 가다가 주저 앉고 다시 일어서기를 반복하던 그런 해였다.
그래도 마지막 날이니, 스스로 칭찬하고 싶은 점을 꼽아 보려고 한다.
1. 운동하는 습관을 이어 갔다.
나이키 러닝앱 기준 97회 러닝을 완성했다. 4일에 1번은 달리기를 했다. 주 1~2회는 꾸준히 달리기를 한 셈이다. 100회를 채우지 못한 건 아쉽지만 억지로 채우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횟수를 채우는 게 목적은 아니니까. 그저 올해 내가 이랬구나 현실을 감각하고, 내년에는 좀더 부지런히 뛰어 보아야지 라는 다짐을 하는 정도면 충분하다. 때마침 코감기에 걸려서 무리하지 않았다. 달리는 것을 잠시 쉬며 집에서 근력 운동에 집중했다. 올해만이 기회는 아니다. 다가올 내년에 건강하게, 더 오래 뛸 수 있는 몸과 다짐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올해 최장 거리를 달성했다. 17km이다. 이건 나름의 성과이다. 이번 2024년에는 하프 마라톤에 꼭 도전하고 싶다. 더위가 오기 전 봄이나 혹은 더위가 살짝 빗겨간 가을 쯤.
2. 책을 꾸준히 읽었다.
내가 책을 몇 권을 읽었을까. 어딘가 꾸준히 기록하지는 않아서 정확한 수를 세기는 좀 어렵다. 앱과 노션에 흩어진 기록을 모아보면 대략 아래와 같다: (책 제목/저자)
- 완독
- 언리시 / 조용민
- 월급쟁이 부자로 은퇴하라 / 너나위
- 생각의 쓰임 / 생각노트
- IT 좀 아는 사람 / 닐 메타, 아디티야 아가쉐, 파스 디트로자
- 왜 일하는가 / 이나모리 가즈오
- 누구도 나를 파괴할 수 없다 / 데이비드 고긴스
- 미래의 나를 구하러 갑니다 / 변지영
- 평온한 날 / 김보희
- 발췌독
- 카피의 기술 / 임태환
- 서른과 마흔 사이 / 오구라 히로시
- 게으른 완벽주의자를 위한 심리학 / 헤이든 핀치
- 콘텐츠 UX 디자인 / 재니스 래디쉬
- 나는 돈이 얼마나 있으면 행복할까? / 노영은
- AI 시대 인간과 일 / 토머스 데븐포트, 줄리아 커비
모든 책에 독후감을 쓴 건 아니다. 하지만 독후감을 쓴 책은 확실히 더 생생히 기억이 난다. 2024년에는 인상 깊었던 책들은 독후감을 적도록 해야겠다. 그리고 읽은 책 목록을 다이어리에 꼭 기록해 두어야지.
3. 직무가 바뀌었고 적응해가고 있다.
팀을 옮겼고 직무가 바뀌었다. 내가 이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직무로 바뀌었다. 그 자체만으로 큰 기회이다. 기회가 주어진 것에 감사히 여긴다.
그 기회를 잘 활용하고 적응하기 위해 나름대로의 최선을 다했고, 여전히 노력하고 있다. 아직 6개월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다. 여기서 지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 크게 고민하지 말도록. 지금 내 선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 그뿐이다. 당연히 부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상황 탓을 하지 말자. 피드백은 귀기울여 받아들이자. 그리고 개선해 나가면 그만이다.
쓴 소리, 부족한 소리, 나를 향한 것이 아닌 내 일에 대한 평가이다. 그러므로 그 일을 조언 들은 바대로 수정하고 보완해가면 된다. 그와 별개로 '나'라는 사람은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다. 누구보다 나 스스로가 그걸 잘 안다. 그러니 다가오지 않은 것들에 불안해할 것 없다.
내가 원하는 직무로 바뀌었다고 해서 불만을 가질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불만을 가질 수 있고, 더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정중히 요구해라. 무엇이 내게 더 필요한지를 파악해서 요구해라. 그래서 핵심은 어쨌든 기죽지 말라는 거다! 나는 나대로 잘하고 있다.
아무튼 2023년 한 해도 고생했다, 내 자신. 2024년도 건강하게, 즐겁게, 긍정적인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