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날의 기록

벌써 트리를 꺼냈다.

세상슴슴 2022. 11. 14. 23:57

Photo by Sapan Patel on Unsplash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았다. 올해도 마무리를 향해 달려간다. 12개월은 참 길고도 짧다. 벌써 11개월이 지나고 이제 마지막 한 달을 앞두고 있다. 

1년 중에 여태 뭐하고 살았지? 라고 질문하는 때가 2번 있다. 한 번은 내 생일이다. 여름생이라 일년의 절반쯤 된다. 어, 오늘 생일이네. 나 상반기에 뭐했지. 이런 흐름이다. 다른 한 번은 연말이다. 길거리에 크리스마스의 기운이 솟아날 때 문득 생각한다. 어, 이제 크리스마스네. 나 올해 뭐했지. 

올해 가장 공감하고 마음에 새긴 문장이 있다. 바로 습관에 관한 문장이다. 

반복적으로 무엇을 하느냐가 우리를 결정한다. 그렇다면 탁월함은 '행위'가 아닌 '습관'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했다고 함)

습관은 규칙적으로 되풀이하는 행동이다. 무의식적으로든 의식적으로든 반복한다. 또한 습관은 대게 사소한 행동이다. 예를 들면 아침에 일어나서 물 한 잔을 마시는 습관, 걸어다니는 습관, 인사하는 습관, 이쯤되면 습관이란 단어에 게슈탈트 붕괴가 온다.

습관에는 좋은 습관과 나쁜 습관이 있다. 식후 20분 정도 걷는 습관은 건강에 좋다. 하지만 손톱을 물어 뜯는 습관은 건강에 나쁘다. 주말마다 습관처럼 달리기를 한다. 하지만 주말마다 (가끔은 일부러) 늦게 일어나는 습관은 여전히 고쳐지지 않는다.

올해 나는 습관에 관심이 많았다. 그렇다고 좋은 습관을 많이 기른 건 아니다. 역시 행동으로 옮기는 건 쉽지 않다. 어떤 습관을 가지느냐가 곧 무엇이 되고, 무엇을 이루는지와 관련이 깊다. 매일 아침에 10분씩 일찍 일어나면 평생이 쌓여 어마어마한 시간이 된다. 매일 하루에 한 편씩 글을 쓰면 그 글이 모여 거대한 생각의 원천이 된다. 이렇듯 한 번에 무언가를 이룰 순 없다. 결국 사소한 행동이 모여 그 결과로서 업적이 된다. 

또 하나 관심이 갔던 주제는 패턴이다. 나는 생각보다 패턴에서 안정을 느낀다. 주중과 주말이 일정한 주기로 번갈아 반복된다. 일상에 리듬이 생기고 그 속에서 나는 심적 편안함을 느낀다. 물론 주중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하지만 끝없이 일하거나 끝없이 노는 것보다는 훨씬 안정적이다. 패턴 없는 무제한은 나를 압도하는 느낌이다. 마치 끝없는 수평선이나 한없이 깊은 심해를 들여다보는 느낌이다. 어쩌면 난 회사생활이 맞는 사람일지도 모르겠다.